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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리뷰/영화

[영화리뷰] 소공녀 (Microhabitat, 2017) - 염치없는 취향고집도 존중해야 하나요?(스포포함)

by Ignacio2023 2023. 8. 28.

영화 <소공녀>

주인공 '미소'의 염치없는 고집

이 영화에 대한 여러 평가들을 보면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무시되는 사회를 비난한다.'고 얘기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다른 표현으로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무시하자미 말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 나는 이것에 반대한다.

 

주인공 '미소'는 집세를 내지 못해 친구들의 집에 얹혀서 잠을 잔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담배와 위스키는 포기하지 못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좀 불편했다. 내가 생각하는 경제관념과 너무 반대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신이 고집하는 취향이 있더라도 다른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그 취향을 고집한다. 그러면서도 미소는 자신을 불편하게 생각한 정미에게 '자신은 그렇게 친구들이 와서 자는것을 좋아했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반대로 미소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미소의 입장은 영화가 전하고자 한 주제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 그리고 처해있는 환경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와는 맞지않는다.

영화 <소공녀>

우리는 다 힘들다

더 힘들고 덜 힘든건 상대적인 것이다. 작품속에서 집이 없어서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는 미소보다 친구들의 사정이 더 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된 회사생활을 이겨내고자 스스로 링거를 맞는 문영, 힘든 사회생활을 하는 회사원을 대표한다

능력없는 남편과 무심한 시부모를 모시고사는 국회, 아내를 대표한다.

결혼 8개월만에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 대용, 아파트 대출을 다 갚으려면 매달 100만원씩 20년을 내야한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정미

아픈 아버지와 빨리 장가를 가길 원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록이

웹툰 작가가 꿈이지만 번번히 떨어지는 미소의 남자친구 한솔

그리고 성매매 일을 하는 민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어느 하나 안 불쌍한 사람이 없다. 하지만 분명 그 고난은 상대적이다.

"그게 뭐 큰 걱정이라고"라고 무심히 밷는 말은 사실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의 사정을 가지고 산다. 미소는 그들의 삶에 개입하여 그 사정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을 찾아간다.

영화 <소공녀>

완전히 혼자가 된 미소

마지막 장면에서 미소는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그녀는 이제 머리가 완전히 하얗게 변해 버렸다. 약을 먹지 않으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병이 있어서 늘 약을 머어왔다.

 

마지막 장면은 두개의 의미를 내포하고있는 것 같다.

 

첫번째는 미소가 '백발'이라는 개성마저 추가해버린 것이고 사람들에게 "당신은 '백발'의 젊은여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두번째는 약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음을 암시한다. 그 뒤에 텐트에서 지내는 미소를 보면서 그것을 더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미소를 저렇게 만든 것이 미소의 친구들인 것 처럼 보여지고 있어서 이점도 좀 불편하다. 미소는 스스로 혼자가 된 것이다. 절대 사회나 부조리한 시스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 따위가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내 성격이 최선을 다 하지 않고 '적당히'노력하고 신세한탄하고 아쉬운소리하는 사람라서 그런지 미소가 그다지 호감가는 캐릭터는 아닌 것이다.

영화 <소공녀>

총평 - 내용은 별로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영화를 총평하자면 미소의 캐릭터 설정과 전체적인 내용이 그러헥 와닿지는 않았다.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본 입장에서 미소의 캐릭터는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고 자칫하면 히피적인 느낌으로 보여지면서 청년들에게 '미소처럼 살아도 괜찮다'라는 자칫하면 위험한 메세지를 전할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이전 작품 <족구왕>에서 독특한 연기력을 선보여 기 후로 탄탄대로를 걷고있는 '광화문 시네마'의 페르소나 안재홍 배우는 한솔역을 찰떡처럼 소화해냈다.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볼때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현정역의 김국희배우, 누워서 미소와 대화하던 중 어머니를 생각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최근에 본 눈물연기 중 최고로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미소와 함께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며 신세를 한탄하는 대용역의 이성욱 배우 역시 너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어서 좋았다. 그 외에도 최덕문, 김재화, 조수향, 강진아 배우 모두 자연스러운 시나리오상 구상된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모두 잘 소화해냈다. 무엇보다 주인공 미소역의 이솜배우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모델출신의 배우지만 이제는 완전히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는 안정적인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영화 <소공녀> 김국희 배우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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